짱아가 갑자기 3월 1일 저녁부터 설사와 혈변을 보고 밥을 안 먹기 시작했다.
(혈변 사진 주의)
.
.
.
.
.
.
.
.
.
.
.
.
2일 아침에 부랴부랴 병원을 달려갔다.ㅠ
3월 2일 일요일
병원 진료 결과, 장염이라고 하신다. 항생제 주사 투여와 설사약 처방을 해주셨다.
주사를 맞고 나서 얼마 안있으면 설사는 멎을 거라고 하셨는데
짱아는 화요일까지 설사가 멎질않고 기력이 없었다.
차도가 보이지 않고 짱아가 힘없이 누워있는 모습을 보니 덜컥 겁이 나서
다시 병원을 방문하게 됐다.
진료비 : 194,400원(간식비 포함)
3월 4일 화요일
병원에서 재검사한 결과, 췌장염 진단을 받게 됐다.
근데.... 문제는 짱아가 심장병이라는 거였다.
심장병 치료와 췌장염 치료가 정 반대라 선생님이 공격적인 수액치료가 어렵다 하셨다.
심장병은 계속 물을 빼줘야 하는데 췌장염은 계속 물을 줘야 한다고..
췌장염은 치료가 금방 되는 게 아니라 길게 봐야 되는데 짱아는 심장병을 앓고 있기 때문에
더 장기전이 될 거라고 하셨다.
그리고 췌장염이 치사율이 있다고 하신다. 그 소리 듣고 우리 부부는 울었다.ㅠ
췌장염은 사람이 먹는 음식이나 고지방 음식을 먹었을 때 생긴다고 한다.
짱아가 최근에 살이 부쩍 많이 쪘는데 이런저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섞여서 지금 터진 것 같았다.
1.원래 체중조절때문에 다이어트 사료만 먹이다가 이빨이 아픈 것 같아 습식사료로 바꿈.
2.간식도 수제 간, 오리 같은 고지방으로 바꿈.
3.최근 버찌 입양으로 버찌를 살찌운다고 짱아도 고열량으로 먹음.
통조림, 닭가슴살, 계란북엇국, 간식도 엄청 많이 줌.
너어무 원인이 될 것들이 많더라.... 정말 많이 반성했고 똘이랑 버찌도 마냥 살찌우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맛있게 먹는 게 마냥 이뻐서 이것저것 다 줬는데 오히려 독이 됐다....
짱아는 바로 입원해서 심장병 약에 쓰이던 이뇨제를 다 빼고 수액을 아주 천천히 맞아보기로 했다.
(만약, 이뇨제를 빼서 폐에 물이 차기 시작하면 치료가 아주 복잡해진다고 하셨다.)
우리는 짱아의 심장과 폐가 잘 버텨주길 바라며 입원을 시켰다.
3월 5일 수요일
그다음 날 면회를 가니 수액빨이었을 것 같긴 한데 컨디션이 정말 좋았다.
(아니면 우리를 봐서 그럴 수도 있고...ㅠㅠ)
3월 7일 금요일
화요일 저녁에 입원해서 짱아는 금요일 오후에 퇴원했다.
퇴원은 했지만 신장과 다른 수치들이 정상범위라서 그렇지
췌장염 수치는 처음 입원했을 때가 900대였는데 퇴원할 때는 1300대로 오히려 올라있었다.
선생님은 중간에 검사를 안 했을 때 확 올랐다가 이제 내려가는 것 일 수도 있고
그게 아니라 수치가 계속 높게 나온다면 만성췌장염이라고 하셨다.ㅠ
일단, 입원기간이 길어지는 건 짱아가 더 스트레스 받으니까 퇴원을 해서 통원치료를 받기로 했다.
(심장병이 있으면 스트레스 관리를 잘해줘야 한다.)
우리는 이뇨제가 빠진 심장병약과 췌장염치료 가루약, 알약을 받아왔다.
짱아는 알약을 안 먹어봤고 까탈스러운 입맛에 안 먹을 거라 가루약으로 달라고 했는데
알약을 분해해서 가루처럼 먹이라고 하셨다.
심장약은 식전 약이고 췌장염약은 식후 약인데, 만약 짱아가 밥을 안 먹더라도 췌장염약을 꼭! 먹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우리 부부에게 가장 중요한... 만약 만성췌장염이라도
식단관리 잘하면 생명에 지장이 없는건지...를 여쭤봤다.
다행히 합병증 위험은 있지만 관리 잘 하면 잘 살 수 있다하신다.ㅠㅠㅠㅠ
정말 안도했다.
바로 집에 가서 식전에 심장약을 먹이고 처방식에 북어가루를 섞어 줬는데 먹질 않는다.ㅠ
그래서 췌장염약을 줬다. 근데 췌장염약이 우리가 맡아도 아주 비릿한 냄새가 나서
먹이기가 상당히 힘들었다.
그리고 짱아는 설사를 했다. 그래도 정말 다행인 건 피가 안 나온다는 거!
또 컨디션이 입원 전보다는 좋다는거. 나아질 희망이 보였다.
만성은 아니길 바라면서.
입원 및 진료비 : 685,500원(처방식캔 포함+야간진찰료 30,000원 포함)
3월 8일 토요일
짱아가 좀 형태가 잡힌 똥을 쌌다.
(변 사진 주의)
.
.
.
.
.
.
.
.
.
.
.
.
어찌나 기쁜던지....ㅠㅠㅠㅠ
이때부터는 저지방 간식 같은 것도 조금 먹고 닭가슴살도 조금씩 먹었다.
그리고 컨디션이 나쁘지 않아 보여 산책도 다녀왔다.
짱아가 배추랑 딸기를 그렇게 좋아하는데 줘도 안 먹는다.ㅠ
(야채, 과일류는 먹어도 된다 하셨다)
근데 간 간식에 눈이 뒤집어지는 짱아를 보고 못 참고
아무것도 안 먹었으니 이거 조금은 괜찮겠지 싶어 조금 떼어 줬다.
정말 잘 먹었다. 그래서 조금 더 줬다. 이게 문제였을까ㅠ
3월 9일 일요일
오늘 통원치료하며 췌장염 수치 떨어졌는지 확인하러 가는 날이었다.
오늘 아침 짱아가 또 설사를 시작했고 심지어 설사에 피가 살짝 비쳤다.
어제 준 간 때문인 것 같아서 너무 죄책감이 들었다.
병원에 가서 검사한 결과 퇴원했을 때 비정상에서 정상으로 떨어졌던 다른 장기들의 수치가
다시 비정상범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췌장염 수치는 진짜 미미하게 내려갔는데 너무 미미해서 안 내려갔다고 보면 됐다......
선생님은 수치가 떨어졌을 줄 알았는데 아니라 놀라셨고
다른 장기들의 수치들이 비정상범위가 되어 또 놀라셨다.ㅠ
이럴 경우 만성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시는데.... 그냥 어제 나 때문인 것 같아 또 우울해졌다.
그리고 강아지가 밥을 잘 먹으면 낫는 경우가 많다는데 우리 짱아는
먹으면 배가 아픈 기억 때문인지 겨우겨우 하나 먹는 거 찾아서 줘도 찔끔 먹다 말고 해서
로우펫 사료를 갈아 강제급여하기로 했다.
(닭가슴살처럼 고단백도 짱아한테는 안 좋다 하셔서 안 먹이기로 했다.ㅠ)
탈수도 있어 물도 같이 강제급여하기로........짱아ㅠㅠㅠㅠ
원래라면 입원치료를 해야 하지만 짱아 스트레스를 고려해 매일 병원에 와서 피하수액을 맞기로 했다.
그리고 또 이뇨제 뺀 심장약과 췌장염약(저번에 비릿한 약은 안 쓰기로 했다.),
그리고 투석약 알약 2개를 3일치 처방받았다.
피하수액을 맞으니 등이 물이 찬 것처럼 좀 참방참방?했다.
이건 시간 지나면서 천천히 흡수된다 하신다.
진료비 : 218,100원
정말 큰 문제가 하나 있었는데... 짱아가 입맛도 까다롭고 고집이 있어 알약 먹이기가 쉽지 않을 거라는 거다..ㅠㅠ
걱정처럼 정말 쉽지 않았다.... 영상이란 영상은 다 찾아보고 시도했지만
알약(1)을 3개 버리고 알약(2)를 2개 버렸다...
입원이 짱아한테 스트레스라 피한 건데 이게 더 짱아한테 스트레스일 것 같아 너무 걱정됐다..ㅠㅠㅠ
그리고 쪼만한게 이가 얼마나 날카로운지 남편이 약을 먹이면서 손이 씹혀 이곳저곳 다 상처에 피에...ㅠㅠ
너무 속상했다.
또 속상한 건 약을 먹이기 위한 실랑이를 정말 오래 했는데
정말정말정말 스트레스 받고 나한테 왜이러나 싶고 할텐데 입질 한 번을 안 한다 우리 착한 짱아.ㅠㅠ
눈물 범벅된 얼굴이 마음 아팠지만 함께 오래 살려면 꼭 해야 하는 일이라 마음 독하게 먹고
결국 먹이긴 했다...
그리고 짱아가 화났는지 집에 들어가 나오질 않다가 잠시 후에 슥 나오더니 그래도 사랑한다는 듯이
우리를 빤히 보고 만져달라 하더라...ㅠㅠㅠㅠ 마음 아파 죽겠다.
우리는 얼마나 길어질지 모르는 알약 투약 생활에 남편도 덜 다치고 짱아도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게
아이템을 찾기 시작했고, 필건이라는 걸 알게 됐다.
쿠팡에서 살까 하다가 이리저리 찾아보니 약을 넣을 때 달려있는 실리콘도 같이 떨어져 들어간다는 소리가 있어
병원에 있는 걸 사기로 했다.
병원에 문의하니 다행히 있다고 하셨다.
내일 아침 피하수액 맞으러 가면서 바로 구매하기로 했다.
죄책감과 짱아를 잃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너무 우울해서 해야 할 일들도 못하고 무기력하게 보냈다.
선생님이 관리만 잘하면 잘 살 수 있다고 하시고 생각보다 강아지들한테는 흔한 병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췌장염을 관리하며 잘 살고 있는 반려인들이 많다는 것에 안도감을 느꼈다.
그래서 나와 같이 처음 췌장염을 겪고 불안감에 있을 또 다른 반려인들을 위해 기록하기로 했다.
짱아가 점점 좋아지고 관리하며 잘 사는 모습을 보고 이 글들이 누군가에게 위안을 주었으면 한다.
짱아를 16년이나 키웠지만 그럼에도 늘 배움의 연속이다.
정말 많이 반성했고 우리 짱아, 똘이, 버찌의 건강을 위해 싹 바꿔가야겠다.
'반려동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반려동물_똘이 근황_2년 반 동안 관리한 디스크 강아지 (4) | 2025.03.11 |
---|---|
반려동물_셋째 입양 보름 후기 (4) | 2025.03.10 |
반려동물_셋째 입양 일주일 후기 (9) | 2025.03.02 |
반려동물_쓰레기통 뒤져 치킨 뼈 다 먹은 강아지 후기 (0) | 2024.06.25 |
반려동물_강아지 디스크 재발 기록(2)_약물 치료 후 유지 중 (1) | 2023.07.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