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경기도에 있는 친구와 등산을 한다. 이게 우리끼리의 연례행사이다.
1년에 한 번 보는 자리라 항상 힘든 산을 간다. 왜 그런 건지는 모르겠다.
재작년에 친구랑 신불산을 다녀왔다! 작년에는 가지산을 다녀왔는데
재작년의 신불산의 경치가 너어어무 이뻐서 블로그에 남겨보려 한다.ㅎㅎㅎ
우리는 간월재고 뭐고 일단 높고 힘든 산으로 골랐다.
자칭 설악산날다람쥐라는 친구를 믿고 길을 하나도 알아가지 않았다.
그 때문에 결국 신불산 하나 올라갔다 내려오는데 무려 7시간이나 걸렸다...ㅎ
신불산 4시간 정도로 잡고 넉넉하게 울산역에서 10시에 만났다.헿
울산역에서 328번 버스를 타고 어디에서 내린지는 모르겠는데 근처에 내렸던 것 같다.
공용주차장이나 사슴농장쪽으로 갔어야 했는데 우리는 길을 알아가지 않았으므로
그냥 산으로 올라가는 길 같아 보이는 곳으로 직진했다.
그리고 올라가는 길에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ㅠㅠ
날씨예보에서는 맑음이었는데....ㅠㅠㅠㅠ
2가지 갈림길이 나왔다. 하나는 홍류폭포라 적혀있길래
홍류폭포는 위험하니 피해서 가라는 어머니의 말씀대로 홍류폭포라 적힌 곳만 피해 올라갔다.
그래서 간월재까지 올라가는데 4시간이 걸렸다.ㅎㅎㅎ
그리고 간월재에 도착하기도 전에 안개가 끼기 시작했다.ㅠㅠ
어찌 된 일인지 산으로 올라가는 사람이 없었다.(알고 보니 내려가는 길이라고..)
그래도 둘이서 이야 진짜 장관이다하고 경치 감상하면서 생각 없이 느긋하게 올라갔다.
그리고 도착한 간월재!! 점점 빗줄기가 세지기 시작했지만 괜찮았다!!
저 때, 간월재가 너무 이뻤다.
다시 볼 수 있다면 비가 와도 또 올라갈 것 같다!!!!
진짜 경치 본다고 간월재에 한참 머물렀다.
아, 그리고 나는 간월재에 매점이 있다는 말을 듣고 아무것도 들고 오지 않았는데..
매점은 문이 닫혀있었다.ㅠㅠㅠ
그래도 다행히 설악산날다람쥐가 먹을 것을 챙겨 왔다.
올라가는데도 자꾸 뒤돌아 보면서 간월재 사진을 찍는다.
안개가 자꾸 위로 올라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계속 올라가기로 했다.ㅎㅎ;
1월 말에 등산을 한 거라 올라갈수록 눈이 보인다.
아이젠을 끼지 않으면 위험하겠더라.ㅠㅠ 근데 설악산날다람쥐는 아이젠을 끼지 않았다.
설악산날다람쥐에게는 아이젠 따위 필요 없단다.
안개가 우리보다 더 빠른 것 같았다... 이때부터 조금씩 걱정되기 시작했다.
근데 마침 내려오던 프로등산러 느낌이 나시는 아주머니 한 분이 계셔서 여쭤봤다.
"안녕하세요~ 정상까지 얼마나 걸릴까요??"
하니, 아주머니가 씨익 웃으면서 "10분이면 돼요. 다 왔어요."라고 하셨다.(진짜로 씨익 웃었다...)
그때가 오후 3시쯤이었는데 다 왔다니 이왕 온 거 정상 찍고 가자 싶어서 올라가기로 했다.
근데, 저게 등산러들의 뻔한 거짓말이라더라...ㅠㅠㅠㅠㅠ
그리고 올라가는데 돌길이었다.ㅠㅠㅠㅠ
옆에 허약해 보이는 안전줄..?? 그게 다였다..
너무 위험하고 겁먹어서 사진은 못 찍었다.
미끄러지면 사망이겠는데 싶어서 아이젠을 신지 않은 친구가 떨어지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에 가슴 졸이던 순간.
진짜 친구가 쫙 미끄러졌다... 그것도 낭떠러지로...
그 허약해 보이는 줄 잡고 밑으로는 안 떨어졌지만 진짜 떨어졌으면 사망이었다...;;
그거보고 심장 철렁해서 소리를 얼마나 질렀던지... 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그거보고 나는 거의 네발로 올라갔다.
아마 친구도 괜찮다고는 했지만 눈물 찔끔했을 거다.
그리고 1시간 뒤,
아무리 올라가도 안 나오는 정상....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개가 너무 짙어져서 더 이상 올라가면 못 내려가겠더라.
돌길이 너무 위험해서 어두워지면 큰일 나겠다 싶어 저 지점을 끝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내려가기 시작했을 때가 4시 10분쯤 됐었다.
그래도 진짜 위험한 돌길을 내려오니 긴장이 풀렸다.
간월재에서 잠깐 숨 좀 돌렸다.
내려가는 길에 비가 더 많이 내렸다.ㅠㅠㅠ
우리가 이렇게 많이 올라왔었나 싶을 정도로 아무리 내려가도 끝이 안 났다...
결국에 어두워져서야 다 내려왔더랬지.....
내려와서 보이는 정자에 앉아서 친구가 사 온 편의점 김밥을 우걱우걱 먹고
근처에 온천목욕탕에 가서 씻고, 삼산에 내가 자주 가는 술집에 가서
순대랑 소라무침에 술 한잔했다.
진짜 너무 힘들었는데, 그때 그 경치 하나는 끝내주게 멋있었어서
힘들었던 얘기보단 경치 얘기를 많이 한다.
설악산날다람쥐도 힘들긴 했어도 재밌었다고 한다.
가끔은 저렇게 대책 없이 등산을 하는 것도 추억이라나.
근데 나도 공감한다.ㅎㅎㅎ 설악산날다람쥐 즉사할 뻔한 것 빼고는 고생했지만 너무 재밌었다.
느낀 게 많았다. 아이젠을 꼭 신자.
등산러들의 다 왔다는 말은 전부 그짓말이다!!!
스틱을 챙기자. 되도록 일찍 출발하자.
간식 챙기기. 등등
그리고 친구는 이제 아이젠을 신기로 했다. 녀석..
'일상 >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상_일기_울산 동구 슬도 유채꽃밭_데이트 명소_반려동물 가능 (4) | 2025.04.12 |
---|---|
여행_울산 강동몽돌해변 캠핑 (1) | 2022.10.13 |
댓글